작성일 : 23-12-13 10:53
보는 것이 믿는 것일까?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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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것이 믿는 것일까?

 

경희고려한의원장

한의학박사 문 희 석

 

일상의 욕망들은 거의 감각적인 것들로부터 온다. 그 중에서도 보이는 것들에 대한 환상이 으뜸이다. 우리에게 보이는 세상은 모두 현실이며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보이는 것을 위하여 보이는 행위들을 한다.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한다. 시각적인 세상의 측면에서 바로 보고 시각적으로 반응하면서 시각에 의존하는 삶으로 세상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쩌면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말이 현실적이다. 그러나 우리가 볼 수 있는 영역은 매우 제한적이다. 빛을 보더라도 가시광선의 영역에서만 빛의 파장을 읽을 수 있을 뿐 자외선이나 적외선의 파장은 읽을 수가 없다. 하루 중에도 똑 같은 하늘은 없다. 빛과 구름 바람과 소리 등 수시로 보이는 하늘 무늬는 변화무쌍하지만 하늘이 다른 것은 아니다. 한 포기의 풀도 시시각각으로 그 모양과 크기 색들이 다르다. 드러나고 사라지는 것들도 역시 무늬의 출몰에 불과하지만 그 본질을 그대로 전달해주지는 못한다. 형상의 유무와 생명의 출몰도 마찬가지이다.

 

뇌과학적으로 보고 보이는 것들에 행동시스템은 맞추어져 있다. 빛에 의한 배경이 아니면 삶이란 없다. 모든 행위의 기준은 빛에 의한 시각적인 요소에 달려 있다. 보고 보이는 것은 곧 행동이다. 그러나 그 시각적인 사실만으로 진실을 유도하지는 못한다. 그 본질은 빛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있고 그럴 수 없는 순간들도 있다. 모든 형상과 사물은 느낄 수 없는 허무에 뿌리를 두고 도에 합한다. 허준은 말한다. “虛心合道 以道療病”.

 

 

2023.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