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적으로 본 갱년기 – 내 몸과 마음의 리듬이 바뀌는 시간
경희고려한의원장
한의학박사 문 희 석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리고 식은땀이 나요.”
“감정 기복이 심해져서 내가 나 같지 않아요.”
갱년기는 단순히 나이 들어 겪는 ‘불편한 변화’가 아닙니다.
한의학에서는 갱년기를 **“몸과 마음의 리듬이 새롭게 조정되는 시기”**로 봅니다.
여성의 경우, 폐경 전후로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몸의 열 균형이 깨지고,
남성도 중년 이후 신장의 기능이 서서히 약해지면서 정신적·신체적 변화가 찾아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 시기를 신기쇠퇴(腎氣衰退), **음허내열(陰虛內熱)**이라고 표현합니다.
즉, 몸 안의 ‘음기’가 줄어들고 ‘열기’가 올라가며
안면홍조, 식은땀, 불면, 초조함, 관절통, 피로감 등이 나타납니다.
이럴 때 중요한 건 ‘기능이 떨어졌다’는 생각보다,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한약 치료는 신장(腎)을 보하고, 간기(肝氣)를 풀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에 초점을 둡니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육미지황탕, 가미소요산, 귀비탕 등이 있으며,
침치료, 명상, 가벼운 운동도 큰 도움이 됩니다.
갱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어떻게 받아들이고 돌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의 질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몸의 변화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자연스러운 조정입니다.
지금, 나의 기운을 다시 정돈할 시간입니다.